15년도 아이리버에 의해 문을 열었던 스트라디움이 22년 6월 30일 폐관한다.
오직 음악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무척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수익성이라는 큰 고비를 마주하고, 중간에 잠시 문을 닫았다가 재개관까지 하며 그 고집을 이어 오던 스트라디움.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한 공연 불황 장기화와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은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라스트 스트라디움 공연은 스트라디움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공연이다. 평소 좋아하던 전진희의 피아노 소리를 최고의 음악 공간에서 즐길 흔치 않은 기회여서 예매를 하게 되었다. 좌석 규모가 작다 보니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지하와 1층은 Theory 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2층부터 4층까지가 스트라디움의 공간.

오늘의 공연 정보를 알리는 안내판. 잘 찾아왔구나.


티켓 배부는 4층 루프탑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한층 한층 올라갈 때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그렇게 4층에 도착해 예매자 명단을 확인하고 번호표를 받았다. 좌석이 따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도착 순서대로 번호표를 배부하고, 번호순으로 입장해서 좌석을 선택하는 구조였다. 다행히 우리는 조금 빨리 도착해 앞쪽 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루프탑 공간이 무척 넓었다. 주로 와인을 판매했고, 커피와 티도 적은 종류로 판매하고 있었다. 한남동에 이렇게 평화로운 공간이 있었다니... 이렇게 좋은 공간을 늦게 알게 되었고, 더는 즐길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공연 시간을 10분 남기고 입장이 시작되었다.


명성 높은 스트라디움의 피아노가 의기양양하게 우리를 반겼다. 공연이 시작되고, 스트라디움의 대표님이 나오셔서 스트라디움의 마지막에 대한 감정을 나누셨다. 최고의 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스트라디움이 사라진다는 게 조금 서글펐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스트라디움의 공간은 부서지지 않고 삼성이 인수하여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름은 사라지지만 공간은 보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무척 위안이 되었다.
설명이 끝나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전진희 님 등장! 다른 악기 없이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끌고 가는 공연답게 조용하고 울림 있는 공연이었다.
스트라디움에서는 공연을 처음 봤는데, 그 명성답게 공연장 안에 소리가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취했네>, <우리의 슬픔이 마주칠 때>,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 같은 전진희의 대표곡뿐 아니라,성시경의 <영원히>도 커버해주었다. 요즘 전진희 님은 '영원'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고 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생각 하니 사라져 가는 것들이 너무 아쉽다는 전진희 님의 멘트가 스트라디움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이 공연과 잘 어울렸다.
사진과 영상 촬영은 자유였는데, 찍을 때마다 카메라에서 소리가 나서 공연 관람에 방해가 되어 많이 찍지는 못했다. 카메라보다는 내 귀와 마음에 가득 담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한 <우리의 슬픔이 마주칠 때> 영상을 복습하고 있자니, 더 영상으로 남기고 곱씹지 못하는 게 아쉽다.
게스트로 최근 <나의 해방 일지> OST로 유명한 <일종의 고백>을 부른 이영훈 님이 함께 했다. 전진희님과 함께한 <별>도 부르고, 4곡 정도를 부르셨다.
눈을 감기도 하고 천장을 보기도 하며, 음악에 흠뻑 빠져 있다 보니 70분이라는 공연 시간이 모두 흘러가 있었다. 음악을 즐기기에 70분은 너무 짧다... 아쉽다...
<모두 아름답다(?)>라는 찬송가와 미공개곡을 앙코르곡으로 선보이며 짧았던 70분간의 라스트 스트라디움 고별 공연이 막을 내렸다.
스트라디움에서 공간을 가득 채운 음악 소리에 빠져있다 나오니 어느덧 서늘한 밤공기가 내려앉아 있었다.음악을 위해 태어난 스트라디움을 함께할 수 있음에 절로 감사함을 느끼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밤이었다.
전진희 님은 다음 앨범을 열심히 준비하고 계시다고 한다. 다음 앨범, 그리고 다음 공연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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